눈길이 멎는 멧뿌리에
둥근 삶이 오른다
햇발이 눈발처럼 하얗게 덮는 아침
아무도 지나지 않은 곳에
첫발로 길을 낸다
지난밤 두려웠던 가풀막에도 어둠이 사라져
호기심이 펼쳐진다
비탈진 알땅마다 용기가 휘날려
이미 높낮이는 없어졌다
정해진 길에서 들락였던 발짓과
낯익은 울에서 토닥였던 손짓이
순간과 순간 그 사이와 사이를 헤집고
내달리며 빛을 채운다
태어나 쉬고 눕는 터에서
치닫는 게 숙명인 빛줄기는
가끔 만나는 푸근한 함지땅까지
뒷발질로 내차며 튀어나간다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고
어느 것이든 다 가질 수 있는
꿈이라는 시간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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