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담 넘어 들어온
매미의 날갯짓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숨는다
며칠째 배롱나무꽃이
질기게도 피워내는 열화에
속절없이 무너진 지난밤
활활 타오르는 가슴
옷고름 풀어 열어주고
뜨거운 손길에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흠뻑 젖은 속적삼은
뜨거운 비린내 토해낸다
분리될 수 없는
날과 날에서
여름의 끝자락을 움켜잡아도
무지개 이끌고 달려오는
가을의 손을
어쩔 수 없어 모르는 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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