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기업유치’ 부작용 우려
‘묻지마 기업유치’ 부작용 우려
노동조건 열악한 3D업종 이주 유입
  • 음성뉴스
  • 승인 2015.09.02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성 지역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업체보다는 노동조건이 열악한 3D 중소영세 제조업체가 이주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노동인권센터(대표 석응정, 이하 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개소 6개월을 맞아 그동안 진행한 상담결과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바탕으로 일자리가 열악한 회사의 상담이 주를 이뤘다.

노동인권센터 상담자의 80%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노동법규도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인권센터는 지난 3월 개소이래 현재까지 214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의 절반은 임금 체불 등 금전적인 문제에 집중됐다.

상담자 중 다수가 불법파견 상태이거나 사내하청의 비정규직 형태였고 외부 용역업체등에 고용된 간접고용형태여서 노동안정성이 결여된 불안정한 일자리였다.

또한 상담자의 80%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연차수당 등 법정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산업재해 상담의 경우 상담자 대부분이 회사로부터 산재보험 처리에 대한 조력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상담결과는 음성군 관내에 있는 업체 중 노동조건이 좋지 않은 중소 영세업체 비중이 높은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 이주노동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에서 보듯 음성군내에는 국내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생산직 업종이 집중돼 있다.

음성군은 7월 현재 인구 9만6137명에 불과하지만 1900개 업체, 4만 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하지만 음성군은 기업체 수에 비례해 도내에서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올 1월 1일 기준으로 외국인은 인구수 대비 10.6%인 1만78명이 음성군 관내에 거주하며 이 중 7000명~8000명가량이 노동자이다. 여기에 미등록(불법체류) 상태인 이주노동자를 합하면 이주노동자의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음성군 관내에는 총 59개의 등록된 직업소개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직업소개 대부분은 인력개발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대소면 19개소, 금왕읍 18개소, 음성읍 8개소, 삼성면 7개소로 공장 밀집 지역에 직업소개소가 집중 분포해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음성 지역 내에 소재한 기업 중 노동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업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 보인다.

조광복 노동인권센터 노무사는 “이주노동자들이 많고 30명 내외의 중소영세 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사실만 보더라도 일자리의 질을 예측 할 수 있다”며 “상담 결과는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조 노무사는 “노동부 관계자로부터 안산지역 업체가 음성지역으로 집중해 이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음성은 현재 안산의 축소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산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기업유치 정책으로 질 낮은 기업체들이 대거 입주해 환경오염, 불법파견, 이주노동자 대거 유입 등으로 오랜 기간 동안 몸살을 앓고 있던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조 노무사는 “음성군은 기업인 우대에 관한 조례 등 기업지원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하며 적극적으로 기업유치 및 기업지원 정책을 적극 시행했지만 지역 주민들인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은 전무했다”며 “음성군이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